[Review]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평점
- 7.0 (2020.02.19 개봉)
- 감독
- 김용훈
- 출연
-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만식, 진경, 정가람, 김준한, 박지환, 허동원, 배진웅, 조재완, 심소영, 이이담, 정재훈, 김진만, 성도현
'돈 많은 백수'
먹고 살기 위해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꿈이기도 한 이 말은 누군가의, 아니 우리 모두의 워너비이기도 하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백수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큰 돈이 필요하다. 마침 이들에게 돌고 돌아 큰 돈을 만질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사치를 부리며 살진 못하더라도 이 돈만 가지게 된다면 일을 하지 않고 평생 백수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액수가 든 돈가방을 가지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 평생 고생해도 만질까 말까한 돈을 지금 조금 고생해서 얻게 된다면 이것보다 효율이 좋은 일은 없을테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리를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눈 앞에 달콤한 먹이가 있을 때 이를 외면할 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들이 오로지 '돈'이라는 목표를 향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정우성이 맡은 '태영'이 '럭키'라는 담배만 피게만 피게 된 이유와 정 반대되는 이유로 돈가방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는 것처럼 대가 없는 보상에는 반드시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싶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로또를 사는 돈은 아깝지만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
이러한 인물들과 각자의 사정을 그리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게 그려질 수 있으나 이 영화의 특징인 챕터별로 나뉘는 스토리 전개로 하여금 각 인물들이 결국 돈 가방을 매개로 이어져 있으며 한 점에서 만나게 되는 독특하면도 인물들의 사정과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내 앞에 이처럼 거대한 액수가 들어있는 가방이 놓여져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짐승'이 아닌 '사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