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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뽀잉이 2023. 8. 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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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모든 것은 돈 가방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 탕을 꿈꾸는 태영.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벼랑 끝에 몰린 그들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나고, 마지막 기회라 믿으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큰돈 들어왔을 땐 아무도 믿음 안돼”] 고리대금업자 박사장,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 기억을 잃은 순자까지...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을 계획한다.
평점
7.0 (2020.02.19 개봉)
감독
김용훈
출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만식, 진경, 정가람, 김준한, 박지환, 허동원, 배진웅, 조재완, 심소영, 이이담, 정재훈, 김진만, 성도현


'돈 많은 백수'

먹고 살기 위해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꿈이기도 한 이 말은 누군가의, 아니 우리 모두의 워너비이기도 하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백수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큰 돈이 필요하다. 마침 이들에게 돌고 돌아 큰 돈을 만질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사치를 부리며 살진 못하더라도 이 돈만 가지게 된다면 일을 하지 않고 평생 백수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액수가 든 돈가방을 가지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 평생 고생해도 만질까 말까한 돈을 지금 조금 고생해서 얻게 된다면 이것보다 효율이 좋은 일은 없을테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리를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눈 앞에 달콤한 먹이가 있을 때 이를 외면할 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들이 오로지 '돈'이라는 목표를 향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정우성이 맡은 '태영'이 '럭키'라는 담배만 피게만 피게 된 이유와 정 반대되는 이유로 돈가방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는 것처럼 대가 없는 보상에는 반드시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싶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로또를 사는 돈은 아깝지만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
 
이러한 인물들과 각자의 사정을 그리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게 그려질 수 있으나 이 영화의 특징인 챕터별로 나뉘는 스토리 전개로 하여금 각 인물들이 결국 돈 가방을 매개로 이어져 있으며 한 점에서 만나게 되는 독특하면도 인물들의 사정과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내 앞에 이처럼 거대한 액수가 들어있는 가방이 놓여져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짐승'이 아닌 '사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