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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비공식작전

뽀잉이 2023. 8.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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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작전
“비공식적으로? 알아서 해라? 여기는 하루하루가 지뢰밭이에요”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 ‘민준’(하정우). 어느 날 수화기 너머로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가 들려온다.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라는 희망찬 포부에 가득 찬 그는 비공식적으로 동료를 구출하는 임무에 자원해 레바논으로 향한다.공항 도착 직후, 몸값을 노리는 공항 경비대의 총알 세례를 피해우연히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차를 타게 된 ‘민준’.갱단까지 돈을 노리고 그를 쫓는 지뢰밭 같은 상황 속, 기댈 곳은 유일한 한국인인 ‘판수’ 뿐이다.그런데 돈만 주면 뭐든 하는 수상쩍은 이 인간, 과연 함께 동료를 구할 수 있을까?
평점
7.5 (2023.08.02 개봉)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주지훈


솔직히 처음 이 영화의 개봉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굳이 영화관까지 가서 이 작품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왠지 느낌이 올 해 초에 개봉한 '교섭'과 느낌이 비슷한데 교섭보다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느낌이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나 싶어 후기를 찾아보니 예상외로 호평이 많았다. 그러는 와중에 '비공식 작전'의 할인권을 얻게 되었고 나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먼저 간단하게 소감만 말하자면 나의 기대 이상이었고, 내가 기준점으로 세웠던 교섭 그 이상이었으며, 얼마 전에 봤던 밀수보다도 더 완성도 높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앞서 얘기했던 교섭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1. 두 영화 모두 해외 로케이션으로 영화 전반을 제작했고, 그 나라는 중동이라는 점
  2. 주연 배우 2명이 한국인을 구하기 위해 그 나라에서 목숨 걸고 애쓴다는 점
  3. 한국 정부와 그 나라 사이에 정치적인 이슈가 있다는 것
  4.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

올해 초 개봉한 교섭을 본 나로서는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영화가 당연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고 얼마 전 별점을 매겼을 때 5점 만점에 3점을 준 만큼 나름 교섭을 괜찮게 봤기 때문에 굳이 비슷한 류의 영화를 또 돈을 주고 봐야하는 와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오판이었다. 감독의 전작 '터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전적이 있는 하정우의 특유의 벙찜(?)에서 오는 재미와 주지훈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뺀질거리는(?) 연기를 잘 활용하여 이 둘 캐릭터 사이에서의 케미가 돋보였고, 레레바논이라는 나라의 당시 현실에서의 답답함과 언제 어디서 총을 맞아 죽을 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스크린을 통해 잘 전달되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교섭에서 아쉬움으로 느껴졌던 부분인 관객들로 하여금 상황을 납득하기 어려운 당위성이 비공식 작전에서는 해소가 되었고, 영화 전체의 템포나 짜임새 또한 교섭보다는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대조되는 점은 바로 '유머'이다. 교섭에서 강기영이 있었지만 무게감 있는 영화에 홀로 거의 유일하게 유머를 덧대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전반적인 영화의 결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에서는 하정우를 필두로 주지훈과 함께 과하지 않지만 영화 전체에 유머가 녹아들어있어 관객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가는데 이것이 교섭과 비교했을 때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거들 뿐이었던 '진짜' 외교관의 짧지만 누구보다 강렬했던 '비공식 작전'이었다.